제사·차례 지내는 법: 제사상 차림, 진행 순서, 지방 쓰는 법
제사는 집안과 지역, 종교에 따라 방식이 크게 다릅니다. 아래는 가장 널리 알려진 전통 방식을 기준으로 한 일반 안내이니, 이미 지내 오신 방식이 있다면 그것을 우선하세요.
제사의 종류
- 기제사(忌祭祀): 고인이 돌아가신 날(기일)마다 지내는 제사입니다. 보통 '제사'라고 하면 이것을 말합니다.
- 차례(茶禮): 설날과 추석 같은 명절 아침에 지내는 간단한 제사입니다. 기제사와 달리 축문(제사 때 읽는 글)을 읽지 않고, 술도 한 번만 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 묘제·시제(時祭): 산소에서 지내는 제사로, 조상의 묘를 돌보는 의미가 큽니다. 집안에 따라 가을에 지내거나 한식에 지냅니다.
- 소상·대상: 돌아가신 지 1년이 되는 날(소상), 2년이 되는 날(대상)에 지내는 상례 과정의 제사입니다.
제사는 언제, 몇 시에 지낼까
전통 방식은 고인이 돌아가신 날이 시작되는 자정 무렵, 즉 기일 전날 밤에 지냅니다. 요즘은 가족이 모이기 어려워 기일 당일 저녁이나 기일 전날 저녁 등 모일 수 있는 시간에 지내는 집이 많습니다. 어느 쪽이 맞다고 정해진 것은 아니므로 집안에서 합의한 시간으로 하면 됩니다.
제사상 차리는 방법
제사상은 신위(지방이나 영정)를 놓는 쪽을 북쪽으로 보고, 음식을 다섯 줄 안팎으로 나누어 차리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지역과 집안에 따라 차이가 크니 아래는 기본 구조로만 보세요.
- 첫째 줄(신위에서 가장 가까운 줄): 밥(메), 국(갱), 면, 떡 등 식사류. 수저와 술잔도 이 줄에 둡니다.
- 둘째 줄: 적(구이)과 전.
- 셋째 줄: 탕.
- 넷째 줄: 포, 나물, 김치 또는 젓갈, 식혜 등.
- 다섯째 줄(가장 바깥줄): 과일과 과자. 대추·밤·배·감 순으로 놓는다는 '조율이시'를 따르는 집도 있습니다.
자주 듣는 진설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모두 집안과 지역에 따라 다르게 지켜지는 관례입니다.
- 좌서우동: 신위를 기준으로 서쪽(제사 지내는 사람 기준 왼쪽)에 국수 같은 것을, 동쪽(오른쪽)에 떡을 둔다는 원칙입니다.
- 어동육서: 생선은 동쪽, 고기는 서쪽에 둡니다.
- 홍동백서: 붉은 과일은 동쪽, 흰 과일은 서쪽에 둡니다.
- 좌포우혜: 포는 왼쪽, 식혜는 오른쪽에 둡니다.
제사에 올리지 않는 음식으로 흔히 꼽는 것은 붉은 팥 고물을 쓴 음식(귀신을 쫓는다는 풍습), 복숭아, 고춧가루와 마늘을 많이 쓴 자극적인 양념, 그리고 이름 끝에 '치'가 붙는 생선(갈치·꽁치·참치 등)입니다. 다만 고인이 좋아하던 음식을 올리는 집도 많고, 종교에 따라서는 제사 음식 자체를 따로 차리지 않기도 합니다.
제사 지내는 순서
집안마다 세부 순서가 다르지만, 기제사의 큰 흐름은 아래와 같습니다.
- 준비: 제사상을 차리고 지방(또는 영정)을 모십니다.
- 강신: 향을 피우고 술을 따라 모사그릇에 세 번 나누어 붓습니다. 조상의 혼을 모시는 절차입니다.
- 참신: 모두 함께 절합니다.
- 초헌: 제사를 주관하는 사람(제주)이 첫 잔을 올리고 절합니다. 집안에 따라 이때 축문을 읽습니다.
- 아헌: 두 번째 잔을 올립니다. 보통 제주의 가까운 가족이 합니다.
- 종헌: 세 번째 잔을 올립니다.
- 유식: 밥그릇 뚜껑을 열고 수저를 밥에 꽂거나 음식 위에 놓아 식사를 권합니다.
- 합문·계문: 잠시 조용히 있다가 다시 인사를 올립니다. 식사 시간을 드린다는 뜻입니다. 방을 나가 기다리는 집도 있습니다.
- 헌다·철상: 국을 내리고 숭늉을 올린 뒤 수저를 거두고, 마지막으로 모두 함께 절합니다. 지방은 불에 태우는 것이 전통입니다.
- 음복: 가족이 함께 제사에 올린 음식과 술을 나누어 먹습니다.
차례 지낼 때
- 설날 아침에는 떡국, 추석 아침에는 송편과 햅쌀밥·햇과일 같은 절기 음식을 올리는 집이 많습니다.
- 기제사보다 간단히 지내며, 축문을 읽지 않고 잔을 한 번 올리는 경우가 흔합니다.
- 차례를 지낸 뒤 성묘를 하는 집도 있습니다.
지방 쓰는 법
지방(紙榜)은 영정이나 위패 대신 신위를 모시기 위해 종이에 쓰는 글입니다. 한자 형식이 전통이지만, 요즘은 한글로 써도 무방하다고 보는 집이 많습니다.
- 아버지: 顯考學生府君神位(현고학생부군신위). 한글로는 '아버님 신위' 또는 '아버지 신위'처럼 씁니다. 관직이나 직함이 있으면 '學生' 자리에 그 직함을 씁니다.
- 어머니: 顯妣孺人 ○○ ○氏神位(현비유인 본관 성씨 신위). 한글로는 '어머님 신위'처럼 씁니다. 본관과 성씨를 함께 적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 부모를 한 장에 함께 모실 때는 아버지를 왼쪽(신위 기준 서쪽)에, 어머니를 오른쪽에 나란히 쓰기도 합니다. 각각 따로 쓰는 집도 있습니다.
- 顯(현)은 '돌아가신 분의 높임말', 考(고)는 돌아가신 아버지, 妣(비)는 돌아가신 어머니, 學生(학생)은 관직이 없는 사람, 孺人(유인)은 관직이 없는 사람의 부인을 뜻합니다.
종교에 따른 차이
- 기독교(개신교): 제사 대신 추도예배를 드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절을 하지 않고 예배와 기도로 고인을 기립니다.
- 천주교: 제사 형식이 인정되는 경우가 있으나, 위령미사나 연도를 함께 드리는 집도 많습니다.
- 불교: 제사 대신 49재나 기일 재(齋)를 사찰에서 지내기도 합니다.
종교별 장례 절차의 차이는 종교별 장례 절차에서 자세히 정리했습니다.
제사, 이렇게 줄여도 됩니다
제사를 지내는 사람이 줄고 가족 구조도 바뀌면서, 상차림을 간소화하는 집이 늘고 있습니다. 전통은 존중하되 부담이 너무 커서 이어가기 어렵다면, 가족이 합의해 음식 가짓수와 순서를 줄이는 것이 오래 이어 가는 방법입니다. 제사 대신 기일에 산소나 봉안시설을 찾아 인사드리는 방식을 택하기도 합니다. 가까운 시설은 봉안시설 목록과 자연장지 목록에서 지역별로 찾아볼 수 있습니다.